신용호 전 교보생명 회장은 유리건물을 싫어하고 ‘단단한’ 건축을 좋아하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광화문의 교보사옥도 그가 세계적 건축가 시저 펠리에게 의뢰해 설계한 것이다. 그 건물 역시 단단한 건축물이다. 주변과의 조화를 고려하지 않고 펠리의 다른 작품을 그대로 국내에 옮겨왔다 해서 비판하는 사람도 많지만 완공(80년)된지 23년이 지났는데도 철지난 느낌을 주지 않는 묘한 건물이다.
신전회장은 강남 교보타워의 벽돌색깔을 직접 골랐다. 보타는 붉은색 벽돌을 선호한다. 그가 대표작으로 꼽는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과 파리 에브리성당도 붉은 벽돌을 사용하고 있다. 교보타워에 사용된 붉은 벽돌의 색은 약간 다르다. 신전회장은 이 색을 ‘곰삭은’ 붉은 색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 주변과 조화 거부한 ‘단단함’건물에서 벽돌색을 벗어난 유일한 것은 앞뒤 출입구쪽의 육중한 원형 기둥들로 검은 색과 흰색 석조가 번갈아가며 아름다운 줄무늬를 이루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출입구의 기둥과 거의 똑같은 모습이다. 교보생명 건축팀장 경지선 상무는 “신 전회장이 왜 기둥만 색깔이 다르냐는 의문을 제기한 적이 있다”며“보타는 기둥과 벽돌의 색이 충돌해 건물 전체의 색깔을 풍부하게 만든다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고 말했다.
충돌과 대비의 원리는 단단함만으로 풀수 없는 이 건물의 비밀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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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회색 건물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것도 거의 고층건물이다. 특히 교보타워 근처는 강남대로와 사평로라는 2개의 도로가 교차하고 있는 지점이다. 이런 곳이야말로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힘있는(strong) 건물이 필요하다.”-건축가 김종성씨는 당신 설계도에서 창들이 강남대로쪽이 아니라 사평로쪽으로만 난 것을 보고 혹시 사평로를 정면으로 보고 설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고 하는데 과연 정면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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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건물은 두개의 벽돌 타워가 안쪽 유리 브릿지를 보호하고 있는 형태로 생각해야 한다. 마치 인간의 단단한 육체가 그 속의 심장을 보호하고 있는 것과 같다. 도시와 연결되는 창의 역할은 바로 그 유리 브릿지가 수행한다. 이 심장으로 도시의 에너지가 들어와 건물 사방을 채워가는 것을 상상해보라.”-최근 대표작을 꼽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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